“미치는 순간 최고의 맛이 시작된다”
신세계 그룹의 식품 개발 전초기지 신세계푸드 ‘올반LAB’ 가보니
‘올반 미식회’ 통해 수 차례 테스트 후 출시 결정
올해 상반기 신제품 927개 품목 개발
업계 최초 영국비건협회 인증 ‘비건(Vegan) 베이커리’ 개발
지난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신세계푸드의 종합식품연구소 ‘올반LAB’. 이 곳은 신세계 그룹의 이름을 내건 모든 식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책임지는 곳이다.
신세계푸드의 통합 식품 브랜드 ‘올반’과 이마트 자체 브랜드(PL) ‘피코크’ 등의 가정간편식을 개발하는 상품개발팀, 한식뷔페 ‘올반’, 수제맥주펍 ‘데블스도어’, 씨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 등 외식매장의 메뉴를 만드는 메뉴개발팀, 베이커리 브랜드 ‘데이앤데이’, ‘밀크앤허니’, ‘더메나쥬리’ 등의 신제품 개발하는 스위트개발팀 등 7개팀 100여명의 연구원들이 먹거리에 대해 연구한다.
이 날 올반LAB 5층 컨퍼런스룸에는 매주 1회 진행되는 신제품 시식, 품평회인 ‘올반 미식회’에서 선보일 가정간편식과 빵을 준비하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컨퍼런스룸 벽면에는 ‘미치는 순간 최고의 맛이 시작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군만두와 핫도그 등 ‘올반 가정간편식’, 이마트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안할 ‘피코크 샐러드 소스’, 이마트24에서 판매할 ‘이요리(EYOLI) 도시락’, 스타벅스와 스무디킹에서 출시를 앞둔 ‘비건(Vegan) 베이커리’ 등 신세계 그룹의 유통 채널을 통해 하반기 새롭게 출시될 신제품 50여종에 대한 품평이 예정되어 있었다.
공병천 신세계푸드 올반LAB 담당(상무)는 “수준 높은 식생활 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신세계 그룹의 이름에 걸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매번 긴장된다”며 “연구원들이 수개월에 걸쳐 개발한 식품들이 모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적의 온도, 맛, 향까지 일일이 체크했다”고 말했다.
올반 미식회를 진행하는 방식은 대략 이렇다. 상품기획 또는 영업 담당자가 시장조사와 리서치를 통해 개발을 원하는 제품 컨셉을 올반LAB 연구개발 담당자에게 제안한다. 이 후 각 담당자들이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협의를 거쳐 시제품을 만들고 이후 본 생산과정에서 완벽한 맛의 구현이 가능한지 테스트를 거친다. 이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올반 미식회다.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 등 각 실무진을 비롯해 최고 경영진까지 참여해 제품의 맛과 품질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가격, 유통채널, 마케팅전략 등을 결정하는 자리다. 제품의 완성도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자는 취지다.
올해 상반기에만 927개 품목이 올반 미식회에서 선보였으며 627개 품목이 최종 제품으로출시됐다. 상반기 히트상품으로는 매운맛 만두 열풍을 일으키며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한 ‘올반 짬뽕군만두’, 홈쇼핑 10회 연속 완판을 기록한 ‘올반 소불고기’, SNS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80만개의 판매고를 올린 ‘치즈몽땅번’ 등이 있다.
올반 미식회가 진행되자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신제품에 대한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토론이었다. 현장에 대표이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신제품에 대한 맛, 패키지, 가격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어린이 간식으로 인기 있는 핫도그 신제품을 시식해 본 영업 담당자는 “맛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 가격이면 타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만큼 스펙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종류의 쌀로 만든 떡볶이를 비교 시식해 본 신입사원은 “20대 여성들은 쫄깃한 떡을 좋아하는 만큼 제조 원가가 더 들더라도 쉽게 퍼지지 않는 쌀로 제품을 만들어야만 히트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소비자와 최전선에서 만나는 실무진들의 의견을 고스란히 반영해 품질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는 것이다.